춤신춤왕의 정기모임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이뤄진다. 모여서 딱히 뭘 하는건 아니고 모임을 핑계로 술을 마시는 날이라고 한다.
안부나 물으며 술이나 마시던 흔한 수요일의 정기모임은 어떤 미지의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마는데!
애석하게도 그 문제적 남자가 나다.
시작은 평범했다.
회장이 날 회원들에게 소개했고 회원들은 날 냉화와 같은 무관심으로 받아주었다.
지들끼리 이러쿵 저러쿵 떠들 때, 난 닌자가 되어 <비기! 찐따은닉술>을 펼쳤다. 비기의 성능은 좋았다. 동아리실의 구석과 점점 일체화가 되어갔다.
뭐, 모임이 끝나고 뒷풀이때 친해지면 되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때 누군가 동아리실문을 열고 들어왔다.
새롭게 등장한 인물은 그러니까.
길에 돌아다니면 남자들의 시선을 멈춰 세워 <저 여자 예쁘지? 나보다 예뻐?> 사태를 발생시킬만큼 꽤나 예쁘게 생긴 여자였다.
예쁜 여자가 동아리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 받다가 구석에 은닉중인 날 발견하고는…
삿대질을 했다.
뭐지? 꿈인가?
“너! 니가 여기 왜 있어? 내가 싫다고 했잖아. 너 나 스토킹하니?”
순간 난 말문을 잃었다.
저 막장 드라마 대사같은 소릴 설마 나에게 하는 건가?
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그녀의 손가락 방향은 내 쪽을 향해 있고 내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동아리실의 모든 눈동자가 일제히 날 향했다.
임창민은 손에 쥔 전단지를 도로변에 있던 화단 위에 올려 놓았고 추상미는 전단지를 곱게 접어 어깨에 매고 있던 에코백에 넣었다.
할머니가 이젠 나에게로 다가와 전단지를 건내신다.
평소라면 궁금하지 않았을 전단지 내용이 갑자기 궁금해졌다.
$ 럭키노래방 오픈 $
허, 최신시설 완비에 청결하고!
거기다 오픈기념으로 음료수까지 공짜로 준다고!
이건 못 참지!
나도 이 전단지를 고이 접어 집 안의 가보로!
…는 개소리고.
저 여자는 대체 왜 이걸 고이 간직하려는 걸까? 확실히 이상한 여자다.